여행/해외여행

여행2. 쿠바-하바나(허니문)

Aristto 2022. 6. 11. 05:17

먼저 쿠바에 가게 된 배경설명을 조금 해야할 것 같다.

우리부부는 둘다 여행을 좋아하지만, 나는 주로 대중적인 여행지를 선호하고, 공돌쓰는 로컬, 소도시를 선호하는 편이다. 

나는 '신혼여행은 무조건 몰디브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어쩌다보니 칸쿤에서 쿠바까지 가게 되었다.

(나 : 의견 거의 없고, 완전 좋은 거/싫은 거 제외하고 설득 잘됨, 공돌 : 개방한지 얼마안된 쿠바 가고 싶음 -> 이런식으로 결정됨)

쿠바도 칸쿤처럼 휴양지면서 올인클루시브 호텔들이 즐비하지만, 나는 몰랐다. 그냥 가자는 대로 갔다. 분명 공돌쓰가 이거 괜차나?했을텐데 나는 기계처럼 ㅇㅇ했나보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결과는 에어비앤비?까사?에서 잠자는 신혼부붘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그렇게 쿠바 하바나에 내리게 되었다. 

 

공항에 내려서 환전부터 했다. 지금은 이중화폐제도가 사라졌다고하는데, 우리가 갔던 2018년도에는 현지인이 사용하는 쿱(CUP)과 외국인이 사용할 수 있는 쿡(CUC)이 나누어져 있었고, 환율은 거의 $1=1CUC이었다. (화폐를 다르게 쓰는게 바가지 씌우겠다는 의미인지 나는 정말 몰랐었닼ㅋㅋㅋㅋㅋㅋㅋ통합굳굳) 아무튼 미국달러가 아닌 캐나다달러를 가지고 가야 잘 쳐준다는 짧은 검색 지식으로 캐나다 달러를 들고 갔고, 공항 환전소가 비싼 것 같아 택시탈 만큼만 환전했다. 

공항에서 나와서..

그리고 이어지는 택시드라이버들의 호객행위......... 50쿡부터 불렀던 것 같은데, 흥정을 통해 30쿡에 갈 수 있었다. 숙소는 하바나의 랜드마크인 El Capitalio 근처였다. 우리는 흔히 말하는 까사에서 묵었는데, 중간에 있는 리빙룸을 쉐어하고 복도형으로 방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우리는 화장실이 포함된 방을 사용했고, 리빙룸을 지나면 있는 패티오 뷰가 좋았다. 

패티오 뷰
숙소 조식 가격

짐을 풀고, 다시 환전을 하러 떠났다. 숙소에서 인터넷으로 검색한 환전소를 찾아서 무사히 환전을 마쳤다. 길거리에 개들이 엄청 많다. 똥도 많고 음..세상에- 개들만의 민망한 장면도 목격할 수 있다;;; 저녁 때가 되어 그냥 눈에 들어온 피자가게에서 피자를 먹었다. 우린 둘다 스페인어를 못해서 소통이 정말정말 어려웠다. 바디랭귀지 사용잼ㅋㅋㅋㅋㅋ 그저그런 피자를 끝내고, 헤밍웨이가 즐겨 찾았다는 펍, 엘 플로리디타에 갔다. 힙하다. 밖에는 비가오고 비를 타고 개똥물이 흐르고 있지만...정말 힙하고 좋았다. 라이브로 듣는 그들의 힙함과 흥에 취할 수 있다. 우리는 바텐더 앞 바에 앉았었는데, 다이끼리를 끊임없이 만드는 것을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였다.

피자가게 - La Caribena
헤밍웨이의 동상과 그의 칵테일 다이끼리
라이브 뮤직

 

그리고 이튿날 우리는 다운타운을 둘러봤다. 조식신청을 안해서 일단 아침 먹으러 출발ㅋㅋㅋㅋ 근데 길거리 지나가다가 너무 맛있는 냄새나서 길거리 햄버거를 먹었다. 나는 닭인지 돼진지 몰라서 안먹고 남편만 먹었는데, 1쿡 정도의 가격이었고, 남편이 꼽는 맛있는 햄버거 중 하나다. 그리고 카페에서 모닝커퓌와 샌디치 냠냠. 샌디치 별로-

날씨가 좋았다
길거리 햄버거
아침먹은 식당/카페

 

그리고 하바나 대성당에 갔다. 짧은 반바지를 입어서 빌려주는 천으로 커버해야 했다. 오래된 건물도 고풍스럽고 멋있었고, 위에 올라가서 내려다 보는 풍경도 멋있었다. 대성당 바로 앞에 있는 광장에서 점심을 먹었다. 꼬치를 시켰는데...음 배를 채웠다는 것에 의의를 둔다.

대성당에서 본 풍경들
알콜중독은 아니에요 더웠을뿐

 

이제 대망의 살사댄스수업!!!!!! 내가 쿠바 간다고 했을 때 여행일정에 아무것도 관여하지 않았지만(공돌쓰 지송ㅠㅠ;), 댄스수업은 예약했쥐 룰루- 열심히 찾아갔더니 귀엽게 에스프레소 두잔을 준비하고 기다리신 우리 선샌님 ㅠㅠㅠㅠ 선생님이 영어를 하셔서 정말 다행이었다. 스페인어못해서 죄송해여ㅠㅠ 남자선생님이었는데, '이름이 몹니까?'를 구사하시는 훌륭하신 분이다. 하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희가 너무 몸치라 죄송해여 선생님 ㅠㅠㅠㅠㅋㅋㅋㅋ 선생님 인내심 시험하고 왔다 ㅋㅋㅋ 그런데 어떡해요 선생님... 저 이틀 예약했어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집으로 돌아오던 골목에서 시가를 하나 구입했다. 동네에서 호객하는 아저씨를 따라갔었는데 2층으로 올라오라고 그래서 장기털릴까봐(영화 너무마니봄) 너무 무서워서 안가고 길에서 그냥 샀다. 진짜인지는 모르겠고, 걍 샀다.

 

그리고 너무 힘들어서(춤추는데 열정을 너무 다 쏟아버림) 트라이시클타고 말레꼰비치에 갔다. 갔는데....갔는데 못갔다. 노을지는거 보며 맥주한잔하려고 했는데 어제 비가 많이와서 해변가 주변 상가까지 물이 다 찼다. 도시가 배수가 잘 안되는 것 같았다. 방파제 넘어 일랑이는 센 파도만 보고 돌아왔다. 그리고는 랍스터 먹으러 ㄱㄱ 심지어 줄서는 식당이었다. 가족단위의 사람들이 많았고, 현지인들은 피자를 많이 주문했다. 

선생님 에스프레소는 너무 써요
트라이시클 탔어요
랍스타 감바스 느낌이다 냠냠

야경 보며 좀 걷고 집에가서 쿨쿨잤다. 우리는 와이파이 카드를 안 샀다. 인터넷 중독이라 사고 싶었는데, 숙소에서 와이파이가 되기도 했고(잘끊김, 오랜시간 끊길 때도 있고, 밤 늦은시간부터 아침까지는 아예 안된다), 와이파이 되는 곳에서도 잘 안된다길래 그냥  안샀다ㅠㅠ 세상과 잠시 멀어지러 가는 곳이 쿠바라고 하긴 하지만, 저는 혼자 갔음 샀을 거에요. 참고하세요.

 

밤에 보는 캐피탈리오

셋째날은 올드카 투어 겸 간이 스냅이 있는날!!!! 원피스입고 룰루랄라 나갔다. 사진작가 겸 투어가이드는 에어비앤비에서 구한 친구고, 아르바이트겸 일을 하는 학생이었다. 우리말고 한국인 한 커플이 더 동행했다. 우리는 화이트로 맞춰 입었고, 그 커플은 파란색 옷을 입었는데, 색감있는 옷이 사진에서 넘사로 예쁘다. 알록달록한 하바나와 어우러지려면 쨍한옷!!!! 기억하세여!!! 빨간색 예쁜 올드카로 도시 이곳저곳을 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올드카선생님 매연 장난아니다. 스포츠카를 탔는데 바다를 건너는 터널 지나갈때 터널 내에 자욱한 매연때문에 진짜 마스크 생각이 간절했다.ㅠㅠ 하지만 건너편 성곽에 도착했을 때는 매연을 다 잊게할 예쁜 바다가 있었다. 단짠단짠이네 완전ㅋㅋㅋ 마지막으로는 다시 다운타운으로 건너와서 루프탑바에서 칵테일로 마무리. 간만에 말이 통하는 현지인에게 곳곳의 설명도 듣고, 우리둘의 사진도 담을 수 있어서 좋았다.

숙소에서 조식을 먹었던 것 같다
올드카 타고 보는 세상

 

스냅일정이 다 끝나고는 살사 수업갔다. 가는 길에 바로 튀겨파는 따끈따끈한 츄러스하나 땡겼는데 인생 츄러스다ㅠㅠ 존맛. 수업가서는 나는 선생님이랑 짝궁, 보조선생님과 공돌쓰가 짝궁이 되어 피터지게 배웠다. 선생님 열정 정말쨩.... 안까먹게 동영상찍으라고 해주시고, 정말 감삼니다. 가끔 그뒤로도 몇번 췄어요 ㅋㅋㅋㅋ 춤추면 웃음만 나오는 형편없는 실력의 우리.  

살사 수업 가는길 / 내 인생츄러스

그리고 페리를 타러 갔다. 목적지는 lanchita de casablanca 이름부터 엄청난 까사블랑카. 우리가 이 때까지 너무 눈탱이만 맞고 다녔는데, 역시나 어디에도 배삯을 알려주는 표지판이 없었고, 물어보면 호구 잡힐 것이 너무 분명했다. 공돌쓰와 둘이서 이번엔 절대 사기당하지 말자고 한명당 1쿡의 요금을 준비했다. 역시나 우리가 표적이 되었을까, 어떤 현지인 아저씨가 접근해왔다. 우리를 도와주겠다며, 2쿡은 요금으로 너무 많다는 것이다. 세상에 오마이갓. 그러면서 우리가 가진 코인들을 보여달라고 했다. 사기일까 너무 무서웠지만 일단 동전을 보여줬고, 아저씨가 아주 작은 돈을 내라고 말하며, 도와줬으니 자기에게는 제법 큰 동전 하나를 달라고 했다. 롸?? 그렇게 눈뜨고 코베이듯이 아저씨와의 대화를 마치고, 아저씨가 말한 베리스몰 동전을 냈는데 배에 탈 수 있었다. 노 프라브럼 앳올!!! 땡큐아저씨!!! (아직도 그게 얼마였는지 모르겠다....길에서 사먹고 남은 현지 코인) 외국인 바가지 체험 현장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너편에서 붉은 노을과 함께 보는 풍경도 멋있었다.

페리타고 건너와 만난 풍경

그렇게 건너간 동네 구경을 마치고, 다시 돌아와서 또 살사추러갔다. 이번엔 수업이 아니고 펍으로 ㄱㄱ 배웠으면 써먹어야 하는법ㅋㅋㅋㅋㅋㅋ 하바나에는 살사 클럽/펍이 어디에나 있고, 아무데나 들어가면 함께 춤 출 수 있다. 선생님한테 배우는 것과는 별개로 또 다른 재미가 있었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소리를 맞추고 잘추든 못추든 분위기에 어울려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런게 쿠바의 매력인가 싶었다.

곰돌, 공돌 현지인들과 살사를 추다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는 펜시한 루프탑바에서 칵테일과 시가로 하루를 마무리...야경 좋다. 우리는 둘다 비흡연가라 그냥 트라이 한 것에 의의를 둔다. 뭐가뭔지 잘모르겠다. 헤헿

하바나의 야경

마지막날에는 아침에 말레콘 비치 산책하고 길거리에서 햄버거 또 사먹었다. 다른집인데 여긴 맛없음 ㅠㅠㅠㅠ

그 담에 페리타는 근처에 그림파는 곳가서 여러가지 엄청 샀다. 나의 안목이 후진 것인지, 한국에 가져와서는 그닥 그림의 소울을 느낄 수 없었다는 슬픈 이야기ㅠㅠ ㅋㅋㅋ 하지만 거기서 마신 피냐콜라다 존맛. 주문과 동시에 파인애플을 손질해서 만들어준다. 좋았다가 나빴다가 역시 단짠단짠의 쿠바다.

노맛 햄버거
아침의 말레꼰비치
피냐콜라다

캐피딸리오 주변에서 조금 더 놀다가 올드카타고 공항으로 갔다. 단짠단짠의 도시, 하바나 안녕-

 

그동안 사람들이 여행지로 쿠바를 추천하냐고 물어보면 항상 별로라고 이야기 했다.

거리에는 개똥이 너무 많아서 피하기 바빴고, 온전한 건물이 거의 없고 벽만 있는 부숴진 건물이 허다했다. 외국인 화폐를 따로 쓰며 눈에 보이는 바가지씌우기에, 거리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올드카는 매연이 말도 못한다. 인터넷도 잘 안되고, 스페인어를 좀 할 줄 알아야 한다. 남편이랑 50미터만 떨어져 걸어도 아저씨들 캣콜링도 장난아니다. 

이렇게 단점들이 많은데도, 우리는 하바나에서 인생햄버거, 인생츄러스, 인생피냐콜라다를 만났고, 예쁜 풍경을 만났다. 알록달록한 도시 풍경과 건물도 벽만 남았을 지언정 사진은 끝내주게 예쁘게 나온다. 올드카를 택시로 탈 수도 있고, 어디에나 살사를 추는 사람들이 있었고, 우리도 살사를 추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인터넷도 없었지만 둘이 알찬 시간을 보냈다.

지금 생각해보니 기분이 몽글몽글한게 쿠바가 완전히 변하기 전에 그때의 하바나를 다시 보고싶은 마음이 든다.

 

그래서 누가 다시 갈래? 묻는다면 ㅇㅇ당근, 근데 올인클루시브호텔 프리즈 할거같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는 이제 다시 멕시코 칸쿤으로 허니문을 이어간다.